
오프닝, 오페라의 유령
일단 "연아야, 태어나줘서 고마워!!!!!!!!!!!!!!!!!!!!!!!!!!!!!!"
한마디 하고 후기 시작.
행사장 킨텍스는 왜 그렇게도 먼 건지... 무려 3호선 종점인 대화역이었다.
난 수업+조모임 여파, 한라봉은 오전에 학원 수업이 있었던 지라 좀 피곤한 상태에서 교대역에서 만났는데 가도가도 대화역은 멀기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조금 이른 퇴근시간의 압박이 있어 한라봉은 교대에서부터 대화역 전전역까지 서서 갔다는 거!!
날씨는 추적추적 기분나쁘게 비가 내렸고, 신발이 젖어서 축축하기도 했고, 우리 둘다 하루종일 제대로 된 밥도 못 먹은 상태였고.... 공연시작 한시간 전에 킨텍스에 도착해서 우동으로 허기를 채웠다.
행사장 입구는 마치 연아왕국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연아가 모델을 하는 회사들의 광고장이었다.
일단 뚜레쥬르 빵을 팔고, 제이에스티나 대형 판넬이 서 있고, 하우젠 행사장까지!!
행사장 여기저기서 작은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그냥 링크로 바로 들어갔다.
그런데 원래 빙상장이 아닌 킨텍스는 바닥을 급 얼려서 링크를 만들어서 그런지 너무너무 추운 거다!!
게다가 우리가 조금 일찍 입장한 편이라서 관중석에 사람이 없어 더욱 썰렁했다!
주변의 똑똑한 언니들은 담요를 챙겨오신 분들이 많더라구...
그러나 추워서 공연도 제대로 못 보는 거 아닌가 했던 걱정은 기우였다. 공연 시작이 다가오면서 객석이 꽉 차자 사람들의 열기로 점차 따뜻해졌고, 공연 시작하고서는 추웠는지 더웠는지 기억도 없다.
깜짝 오프닝이었던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의 연기가 끝나고, 어둠이 깔린 링크장에 순백색의 옷을 입은 연아의 실루엣이 천천히 드러났다.

의상은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
연아가 이렇게 하얗고, 펄럭이는 길이의 치마 의상을 입은 적이 없었던 지라, 관객 모두 정줄을 놓고 탄성을 지르기에 바빴다. 연아의 우아하고, 부드럽고, 가녀린 그 몸짓들. 마치 날아오르는 듯한 가벼운 점프. 그리고 이어진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 역시 우리 김월챔님♡ 죽을때까지 사랑해요!
연아의 연기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선수들의 연기 하나하나 참으로 근사했던 쇼였다.
버릴 게 없어!!
신예지 선수의 오프닝에 이어진 You rock my world, beat it.
조금 긴장을 타는 듯 했지만 역시 큰예지 선수는 강렬하고 비트 넘치는 연기가 최고!
우리 작은 예지 윤예지 선수!
피겨 막눈인 한라봉이 "오~ 쟤도 잘한다!" 라고 할만큼 스케이팅이 부드럽고 점프도 훈늉하더구나
곧 월드에서 작은예지도 보게 될 수 있기를!
씨익 하는 미소로 누나들을 숨넘어가게 했던 김민석 선수!
다음 번엔 내 쪽으로 장미꽃을 던져줘.....
장단&장하오 페어팀도 참 훈훈하기 그지 없었다. 장하오 선수는 C구역 관객석을 향해 메롱을 날려주기까지 해서, 난 그 때 객석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언니들이 어찌나 발을 구르시던지 ㅋㅋㅋ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아이스댄싱팀은 이번에도 빙판에 설탕을 잔뜩 뿌리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난 정말 얘들이 너무 귀여워 죽겠다. 부디 아프지말고 오래오래 연기해 줘!!
이번 아이스쇼는 초대된 외국 여자선수들은 알리사 시즈니와 아라카와 시즈카 밖에 없었던 반면, 제레미 애봇, 아담 리폰, 조니위어, 패트릭 챈, 스테판 랑비엘까지 무려 다섯명의 남싱이 찾아와 여자 관객들 눈은 행복하기 그지 없었다.
페스타 온 아이스에서 새삼 깨달은 사실은, TV로 볼 땐 몰랐는데 남싱들 엉덩이가 왜 이렇게 이쁜거야!
다들 어찌나 엉덩이를 흔들어주시는지, 특히 조니랑 제레미!! 난 질식할 뻔 했어.....
조니 위어는 이번 쇼에서도 어김없이 한국 사랑을 듬뿍 보여주셨는데, 먼저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에 맞춘 안무를 선보여 그야말로 감동을 안겨 주시고, 비보이와의 댄스 배틀에서는 역시나 KOREA가 새겨진 국대 점퍼를 입고 나오셨다.
개인적으로는 스테판 랑비엘과 패트릭 챈의 연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패트릭 챈은 최근 들어 관심있게 보기 시작한 선순데, 현역 최정상 남자 싱글다웠다.
패트릭의 엣지 사용은 워낙 훌륭해서 그 전부터 유명했지만, 실제로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발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어찌나 팍팍 꺾으시며 엣지를 깊게 쓰시던지.....
Time to Say Goodbye에서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와 안정감 있는 점프도 참 좋았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연아랑 동갑)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캐나다는 여싱에 조애니 로셰트, 남싱에 패트릭 챈, 아이스댄싱에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 까지..
내년 올림픽에서 대박날 느낌이다. 조애니야 연아라는 넘사벽이 있어 올림픽 금까지는 아니더라도 포디엄에는 충분히 들만한 실력이고, 패트릭 챈과 버모 커플은 금메달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치만 무엇보다도 이번 쇼의 최고 히어로는 스테판 랑비엘이었는데, '대체 왜 은퇴했어!'라고 부르짖고 싶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 로미오와 줄리엣 갈라는 영상으로 볼 때도 참 명작이다 싶었는데 실제로 보니 넋이 나갈 만큼 애절하고 아름다운 연기였다.
그 빙판을 뚫어버릴 것 같은 스핀!! 한라봉마저 "쟤가 짱이다~ 왜 은퇴했대? 진짜 최고다!"를 연발하게 만든 그 분이 바로 랑비엘이었다.
L구역 장미꽃 받아간 여자분, 가보로 간직하실 듯.
난 그 장미를 받았으면 실신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아의 이번 새 갈라 Don't stop the music을 보지 않았다면 말을 하지 말라!!!

연아의 웨이브를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으헉, 연아야!
피겨는 손톱만큼도 모르는 한라봉이, 1부 공연 내내 너무 좋아하면서 소리를 질러대더니 마지막에 Don't stop the music을 보고서는 "나 사람들이 왜 공연장에서 실신하는지 알 것 같애." 라고 했다. 세상에서 연아가 제일 이쁘대...... -_- 기쁘면서도 어쩐지 씁쓸한 이 기분은...
한라봉이 Don't stop the music을 한번 더 보여달라고 아무리 돼지같이 꽥꽥거려도 2부 마지막 공연은 이번 시즌 갈라 Gold였다.


가장 좋아하는 갈라가 Only Hope였기에 이번에 새로 나온 Gold는 마음에 쏙 드는 갈라는 아니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너무나 애잔하고 부드럽고, 무엇보다도 드디어 월드챔피언이 된 연아가 그 동안 겪었던 아픔과 마음고생을 승화시킨 갈라라는 게 이제서야 다가와서 가슴이 찡했다.
참으로 행복했던 공연이었다.
마지막 클로징에서 연아가 방긋 웃으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게,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행복한 스케이터'가 된 것 같아서 너무나 기뻤다.
그리고 역시 진리의 R석!
내가 앉았던 C구역 5열은 링크의 한가운데에 위치한데다 펜스와의 거리도 멀지 않아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C구역 맞은편에 있던 L구역이 계 탄 자리였다. 김민석 선수도, 그리고 랑비까지 장미꽃을 그 쪽으로 선사하는 게 아닌가!!! 연기도 그 쪽 펜스 가까운 위치에서 많이 했던 것 같고..... L구역으로 다시 가고 싶다!
일요일에 중계로 또 봐야지 ;_;
열심히 샤우팅을 해서 목이 맛이 간 한라봉은, 다음번 아이스쇼는 지 돈을 내고 R석을 사겠다고 들떠있다. 피겨팬 또 한명 확보!

보너스로 마지막 순서의 깜찍한 패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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