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of Concrete Gables :: 홍콩여행 첫날, 해가 지기 전까지

Anne of Concrete G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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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2. 12.
잊을 수 없는 애프터눈 티세트




공항까지 가는 길 잡담 (열기)



외곽순환도로의 힘은 놀라워서 딱 한시간 걸려 인천공항이었다. 봉천동에서 나보다 20분이나 일찍 버스를 탄 고쑤와 거의 비슷한 시각에 도착했다. 말 많은 터널이었지만 좋긴 진짜 좋구나.




여행사 직원을 만나 항공권을 건네받고, 인터넷 면세점에서 산 향수를 찾은 뒤 잠시 면세점 구경을 하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홍콩 항공사인 캐세이 퍼시픽이었는데 3-3-3 좌석이 아닌 2-4-2 좌석이었다. 단거리 노선이라 이륙하자마자 기내식이 나왔는데, 차마 못 먹을 맛이었다.



나는 원래 햄을 포함한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터라 내 손으로 소시지 같은 건 잘 시키지 않지만, 세끼 연속 면을 먹은 후라서 오믈렛&소시지를 골랐다. 소시지야 안 먹으면 되지만 오믈렛은 밥일테니까.
그러나 나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오믈렛은 잘게 썬 버섯을 계란 지단으로 말아놓은 것에 불과했다. 우리가 먹는 건 오므라이스라서 밥이 들어가는 거야? 그럼 오므라이스는 정녕 일본식 오믈렛에 불과했던 건가?
오믈렛에 크게 실망하고선 소시지라도 먹어보자고 한입 베어 물었지만.... 삼키지도 못하고 뱉고 말았다. 세상에 이렇게 역한 소시지도 존재한다니 -_-

고쑤가 시켰던 쉬림프 누들 역시 내게는 맛있지 않았지만 그나마 나았다. 그리고 좀 의아할 정도로 통통한 새우가 여러마리 들어가 있었다.

기내식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새벽부터 설친 까닭에 깜빡 졸고 났더니 홍콩이었다.


공항에 내려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옥토퍼스 카드 구입. 옥토퍼스 카드는 서울의 T-money와 비슷한 카드이다. 다만 우리가 구입한 카드는 300달러 여행자용 카드로서, 공항철도인 AEL 왕복 2회와 MTR 3일 무제한 탑승이 포함되어 있었다. 버스나 페리 등 기타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면 따로 돈을 충전하면 된다. 100달러를 추가 충전해서 AEL을 타러 갔다.



홍콩 공항은 시내에서 굉장히 가까워서 이동이 매우 편리했다. AEL을 타고 19분이면 카오룽역이었다. 카오룽역에서 다시 무료 셔틀을 타고 예약한 호텔로 갔다.

여행사에서 패키지 상품을 고를 때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것이 호텔이었다. 같은 2박 4일이더라도 출발 날짜와 호텔에 따라 조금씩 가격차이가 났는데, 결국 그래도 좀 좋은 데서 자보자 하는 마음으로 침사추이에 있는 부티크 호텔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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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사추이의 골목, 똑같이 생긴 택시들이 늘어서 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가 한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 아직 체크아웃 완료가 안 됐는지, 짐만 맡겨놓고 잠깐 나가서 놀고 오라고 부탁하길래- _-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카탐 로드(Chatham Rd.)의 King's Lodge.
상하이식 만두라는 샤오룽바오와, 대충 닭고기 볶음스러운 음식을 하나 시켰다.
샤오룽바오는 만두소가 오로지 돼지고기로만 들어차 있는 만두였는데 돼지를 싫어하는 내 입에도 잘 맞았다. 다만 저 닭고기 볶음이 문제였다.
향이 강한 홍콩 소스가 내게 잘 안 맞는 모양이었다. 서너점 억지로 먹었는데 더 먹을 수가 없어서 젓가락을 놓고 말았다. 입 안에 퍼지는 알싸하고 야릇한 향내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본요리를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디저트라도 시키자해서 시킨 게 저 팬케익. 이름은 Taro Pancake with Almond and Coconut 이었던 것 같은데, 아몬드나 코코넛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튀긴 찹쌀도너츠에 지나지 않았다.

결론은 점심은 대 실망. 만두마저 없었으면 왕 실망이었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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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따뜻하긴 해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달랑 티셔츠 하나 입고 돌아다니긴 쌀쌀한 것 같아 얇은 겉옷을 챙기러 호텔로 돌아갔다. 드디어 방에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리 좁지도 않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



저녁은 빅토리아 피크에서 홍콩의 야경을 보기로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까지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였다. 고쑤가 카오룽 공원에 가자고 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빌딩들, 눈부신 야경, 쇼핑 센터 등 동서양이 혼재된 모던함을 느끼러 오는 곳이 홍콩 아니던가? 그러나 우리는 공원을 보러 갔다 -_- 사실 우리 스스로도 좀 우습다고 생각했지만 공원 산책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한산해서 좋았다.




홍콩은 생각보다 화려하고 분주한 도시였다. 좁은 도로는 차와 사람으로 넘쳐나서 이리저리 부대끼느라 금세 지치기 쉬운데, 도심 속의 공원은 잠시 숨을 돌릴만한 곳이랄까~


공원을 나와 벼르고 벼르던 애프터눈 티를 마시러, 페닌슐라 호텔 로비로 갔다. 페닌슐라 호텔은 홍콩을 대표하는 호텔 중의 하나인 모양이었다. 3일 내내 페닌슐라 호텔 옆을 지날 때마다 침만 질질 흘리며 담에 홍콩에 오면 꼭 여기서 묵어보리라 주먹을 불끈 쥐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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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닌슐라 호텔 로비


로비의 찻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있었다. tax 포함 400달러가 넘는, 우리 돈 5만원짜리 티세트를 시키고서 이제오나 저제오나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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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아아아아아아-


나왔다!!

요즘이야 물 끓이기 귀찮아서 잘 안 마시지만, 차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나는 홍콩에서도 영국식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다는 말에 야경보다 티타임을 기대하고 홍콩에 왔다.




가이드북은 뻥이 아니었다. 페닌슐라 호텔의 애프터눈 티세트는 정말 훌륭했다. 물론 그만큼 비쌌지만 그래도 이 티세트는 야경, 발마사지와 더불어 나의 홍콩 여행의 3대 하이라이트!!
무엇보다도 나를 흥분시켰던 것은 클로티드 크림.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이 크림은 이름 그대로 우유의 유지방을 굳혀서 만든 크림이다. (한마디로 지방 덩어리 -_- 몸에는 전혀 이로울 것이 없음이 분명하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서 피가 clotted하게 될 것 같지 않은가.)

그러거나 말거나 몸에 안 좋은 건 왜 맨날 맛있는 건지. 이걸 또 언제 먹을까 싶어 스콘에 듬뿍 얹어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다. 스콘도 촉촉하고 부드럽고 ;_; 아....... 감동 쓰나미
살 좀 빼 놓은 게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 분명했지만, 먹고 다시 빼면 되지 하는 심정으로 그냥 밀어넣었다. 큰 스콘 두개를 혼자서 먹고 났더니 저녁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_=


호텔을 나오자 벌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부른 배를 안고서 야경을 보러 홍콩섬으로 건너갈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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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15:05 2008/02/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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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츠바사 2008/02/19 16:29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오믈렛&소시지 보기엔 멀쩡;해보이는데 그런 끔찍한 맛이라니!
    만약 CX를 타게된다면 저 메뉴만은 피해야겠어요ㅠ_ㅠ; 쉬림프누들은 맛있어보이네요~!
    그나저나 애프터눈티!!!!!!! 우와 우와 우와 우와. 보기만해도 귀족이 된 기분이에요+_+_+
    가격은 정말 가슴아프네요OTL... 그래도 외국 물가가 우리나라 물가랑 차이나는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TㅁT 어느 도시에선 아이스크림이 9유로에 판다고도 하네요. 덜덜덜덜...

    • 까망머리앤 2008/02/20 18:3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저 누들도 저는 별로였는데....

      애프터눈 티세트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싸게 팔 거예요
      호텔에서 먹은 거잖아요 ㅋㅋㅋ

      홍콩은 전체적인 물가가 한국보다 훠-얼씬 싸답니다
      수입물건들은 더더욱 싸구요 (홍콩은 면세지역이래요)
      특히 음식이 매우 싸서 행복했어요♡

      유럽에서 찌질하게 햄버거나 먹던 거 생각하면... ㅜ_ㅜ

  2. 고수현 2008/02/19 21:3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시푸드 누들이었어!
    그리고 내 얼굴을 저렇게 뭉게어 놓다니 -_-!!

    그나저나 사진 좀 공유하자
    네이트온 언제 들어오니, 아 근데 귀찮다
    오늘은 일단 좀 쉬고 ㅋㅋㅋ

    • 까망머리앤 2008/02/20 18:32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니 얼굴을 그대로 올리는 것보단 낫잖아?


      사진은.... 네이트온 나 잘 안 켜는데 =_=
      나중에 니가 네이트온 들어가면 연락해
      내가 컴퓨터 하는 중이면 보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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