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of Concrete Gables :: 팝콘

Anne of Concrete Gables




팝콘

일기장 2008/03/01 22:27
나는 극장에서 팝콘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물론 그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그리고 달콤한 맛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텁텁해지는 입 안과 느끼해지는 뱃속을 참기 어려워서이다. 그리고 팝콘의 동반자, 콜라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아니다.

그렇지만 팝콘은 정말 맛있는 간식이고 극장이 아니면 좀처럼 사먹을 일도 없기에, 팝콘은 내게 언제나 계륵같은 존재다. 안 먹자니 아쉽고, 먹고 나면 분명 후회할 것 같고.

팝콘이나 포테이토 칩, 감자튀김 같은 간식을 경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배가 불러도 계속 손을 대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속은 느글거리고 있는데 손은 하염없이 팝콘 상자와 입 사이를 왕복하는 그 무기력한 느낌.


그래서 같이 간 사람이 팝콘을 먹겠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는 팝콘 없이 극장에 들어가는데, 오늘은 사정이 좀 달랐다.

나는 배가 고팠다.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나올 때부터 그랬다. 오늘따라 콜드스톤의 와플 냄새가 유난히도 내 코를 자극했다. 그 전엔 그 자리에 콜드스톤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달달하고 고소한 와플향의 진원지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보니 내 옆에 콜드스톤이 있었다.
영화 시간보다 너무 일찍 극장에 도착한 것도 잘못이었다. 팝콘 냄새와, 팝콘을 든 수많은 커플들이 내게 "팝콘을 사! 팝콘을 사!"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결국 무언가 홀린 느낌으로 팝콘 판매대 앞으로 갔다.
"저, 팝콘 제일 작은거랑요....."
"어머 고객님, 500원만 추가하시면 두배로 더 드실 수 있으세요~"
"아니, 제일 작은 걸로 주세요. 저기, 잠깐만요. 500원만 더 내면 되는 거예요? 그럼 그걸로 주세요. 그리고 콜라 제일 작은 거랑..."
"고객님, 이렇게 하시면 6000원인데 6500원을 내시면 팝콘 제일 큰거랑 콜라도 더 큰 걸로 드실 수 있으세요."

이미 팝콘(소)에서 팝콘(중)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하고 난 후라, 팝콘(대)까지 잠시 넘보았지만 저 콤보 세트를 혼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냥 이대로 주세요."

오랜만에 맛보는 팝콘은 정말로 향기롭고, 달콤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배가 고팠으니까.
영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팝콘 상자의 3분의 1이 사라진 것을 보고, 팝콘(대)로 바꿨어야 했다고 후회하기까지 했다.



영화는, 팝콘 상자를 안고 볼 만한 영화가 아니었다.
상영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수갑으로 목을 졸라 죽이고, 산소통으로 핑핑 머리에 구멍을 내고, 사막엔 시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대사가 적고 음악조차 없었다. 극장에 울려퍼지는 소리란 '푸슛'하는 산소통 소리, '탕탕'하는 엽총 소리, '끼익'하고 차 바퀴 미끄러지는 소리, '더걱더걱'하는 추격자의 육중한 구두 뒷굽소리, 그리고 내 입 안에서 카라멜 팝콘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팝콘 상자라는 것은 한번 가슴에 안으면 동이 날 때까지 입 안에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피가 튀어도, 유리창이 깨져도, 동전 뒤집기에 목숨을 걸어도 자꾸만 팝콘을 입 안에 밀어넣을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입천장이 까지고, 속은 울렁거리고, 피칠갑을 한 화면처럼 손이 끈적끈적했지만, 이상하게도 팝콘은 계속 입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고, 수십 명의 몸에 총구멍이 생겼을 때쯤, 팝콘은 상자 바닥에 깔릴 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그제서야 나는 팝콘 먹기를 관둘 수 있었다. 더는 내 속이 팝콘을 받아주지 않았고, 이 영화의 악역이 이 세상 모든 영화의 등장인물 중 제일 나쁜 놈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잔인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와 김치찌개로 뱃속을 중화시키면서, 내가 팝콘을 먹지 않는 또다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팝콘은 영화를 거짓말처럼 만든다. 눈 앞에서 피가 튀어도, 이별에 괴로워하는 어린 연인들이 있어도, 내 입안에는 달콤한 팝콘이 있으니까 "흥, 거짓말" 하면서 딴 나라 얘기려니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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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1 22:27 2008/03/0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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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wak 2008/03/03 15:31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노인을위한세상은 없다인가 그거봤구먼

  2. 23456 2009/05/15 05:28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언녕허세요?

  3. 고응식 2010/01/05 09:36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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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임 10년만에 얻은 꿈같은 내 아이를 !! ( 38세 )
    2009/09/06 (08:31)
    작성자 : 문경 돌쇠네 조회수 : 55

    결혼 10년만에 임신!! 5개월째!!
    결혼후 10년만에 아들을 얻었읍니다
    감격스럽습니다
    38살입니다
    비글로를 안지 6개월이 돼 갑니다
    처음에는 정말 안믿는 맘으로 긴가민가?
    너무 속아서..
    그렇다고 발기가 완전히 안되는것도 아닌데..
    물론 몸도 약하고 회사 작업환경이
    유해환경이라서 아이가 안생긴다고..

    2.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61세)
    2009/09/14 (13:13)
    작성자 : 해바라기 (fghjklsd@nate.com) 조회수 : 108

    샘플/ 빳빳한게 좋은데
    새벽에 소식오는게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내가 나이가 61인대
    무슨 문제가 있는거 아인가요?
    적당한게 조은대
    겁시나서요 ...

    3.?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41세)
    2009/09/19 (10:03)
    작성자 : 누리꾼 (dgfsjkyut1@hotmail.com) 조회수 : 110

    지난주 구입한 골드쓰는데
    부드러우면서도 1시간 지나자
    ?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아직 40초반인데 벌써 3년째 발기부전을 겪는지라
    안겪어 본 사람은 몰라요
    진짜 먹고 싶은 떡 앞에 두고 못먹는 심정
    진짜 말로 못하지요 .....

    4.아직도 벌렁벌렁!! (54세)
    2009/10/26 (13:12)
    작성자 : 돌팔이 조회수 : 78

    와이리 아렛도리가 아직도 벌렁거리노?
    이거 무슨 성분 들어 있읍니까?
    정확히 어제 밤 11시반에 먹고
    행사는 12시반 경에 치뤘는데
    한번 하고도 안죽어서
    1시간 이따가 또 올라갔더니만
    또 되데 ....

    5.거실에 나와서 진정시키느라고 팔 ?혀 펴기 10번 하는데
    도저히 안죽어요 (46세)
    2009/10/19 (11:53)
    작성자 : 구름따라 조회수 : 67

    정확히 40분있으니께 발동이 걸리는지 느른하게 아래동네가 뻐근^^
    따스한 온기가 순간 거시기하게^^
    기냥 자는 ** 기습 공격^^
    내리치는데 음메 팍팍 코쳐서리
    길게 가데예
    한10분여 했을까?
    아참 내일 출근이제?
    기냥 자려는데!!
    죽어도 잠이 안오길래
    꼬냑 한 잔 때리고'잠을 청하는데
    잠깐 눈 붙였을까?
    뭔가 꿈에 아랬동네가 뻐근해서 잠이 확 깼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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